그룹 방탄소년단(BTS) 맏형 진(30·본명 김석진)이 별도의 인사 없이 조용히 입소했다. BTS 팬덤 아미는 현장 방문을 놀랍도록 자제하며 품격있게 응원했다.
진은 13일 오후 경기도 연천 소재 육군 제5보병사단 열쇠 신병교육대에 입소했다. 그는 5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자대 배치를 받아 육군 현역병으로 복무한다. 전역 예정일은 2024년 6월 12일이다.
이 신병교육대는 영내에 주차장이 있어 신병 대부분은 차량을 이용해 정문을 지나 부대 안으로 들어간다. 진 역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별도의 인사 없이 차량에 탑승한 채 조용히 입소했다. 진을 배웅하기 위해 BTS 멤버 전원이 출동, 줄줄이 차량으로 신교대로 들어갔다.
진의 입대를 앞두고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팬들에게 안전 등을 위해 입소 당일 신병교육대를 찾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진 역시 팬 커뮤니티 위버스를 통해 “우리 아미 여러분들 훈련소 오시면 안돼요”라고 이야기한 만큼, 아미들은 직접적인 방문을 자제한 모습이었다.
다만 진이 건강히 군복무를 마치고 오기를 바라는 아미들의 마음은 현수막과 애드벌룬 등으로 전해졌다.
신병교육대 일대에는 ‘BTS 김석진 군과 모든 장병들의 입영을 환영합니다’, ‘우리 우주가 되어준 김석진’ 등 진을 응원하는 보라빛 플래카드가 곳곳에 내걸렸다. 또한 신병교육대 주변 카페에서는 방탄소년단의 히트곡이 흘러 나왔다.
다만 10명 남짓한 소수의 국내외 팬들은 진을 배웅하기 위해 현장을 찾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팬 진모(23) 씨는 전날 오후 11시 30분부터 신병교육대 앞에서 진을 기다렸다고 했다.
그는 “보고 싶은 것도 있고, (입대를 한다는 소식에) 착잡한 마음이다. 진이 맏형이라 처음 입대하는데 다른 멤버들도 차례대로 가지 않겠나. 최전방으로 와서 더 걱정이 된다”면서 “아프지 말고 차별 대우 없이 5주 동안 훈련 잘 받았으면 좋겠다. 아미들이 생각하고 있으니까 건강하게 군복무 마치고 와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진씨와 함께한 20대 홍콩 아미 역시 영어로 “진, 아미는 당신을 사랑한다. 우리는 당신을 그리워 하고 기다릴 것이다. 언제나”라고 진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글로벌 스타’의 입대에 취재 열기는 영하의 날씨를 녹일만큼 뜨거웠다. 신병교육대 앞은 국내외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일본어 등 외국어로 현장 상황을 전하는 해외 취재진의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군·경, 소방, 지자체는 진의 입대에 만반의 준비를 다했다. 군·경, 소방, 지자체는 비상사태·돌발 상황 등에 대처하기 위해 신교대 정문 인근에 종합상황실을 설치했다. 또 경찰은 현장에 3개 기동대 270여명을 현장에 배치했으며 소방당국은 현장에 구급차 등을 대기시켜 응급환자 발생에 대비했다.
1992년생 만 30세로 방탄소년단 맏형인 진은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영 연기 추천을 받아 올해 말까지 입영이 연기된 상태였다. 하지만 입영 연기 시점이 다가오면서 방탄소년단 병역특례 여부에 대한 정치권의 논쟁이 뜨거워졌고, 진은 지난 11월 4일 병무청에 직접 입영 연기 취소원을 제출하며 논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진은 입영 연기 취소 계획을 밝힌 뒤, 팬들과의 라이브 소통 과정에서 입대 관련 이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당초 2020년 11월 발표한 ‘비(BE)’ 앨범을 마지막으로 입대를 결심했으나, 이듬해 발표한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오르는 등 좋은 성적을 내면서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게 됐다고 했다. 진은 “한국 내에서는 이 문제로 우리가 욕도 많이 먹었다. 억울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논란이) 과열이 돼 욕을 많이 먹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후 진은 팬 커뮤니티 위버스를 통해 “최전방 떴어요”라며 영장이 나왔음을 알렸고, 입대 이틀 전인 지난 11일에는 삭발을 한 사진을 올리며 마지막까지 팬들과 소통에 나섰다. 또 입소 당일에는 글로벌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자 이제 커튼콜 시간”이라고 아미에 유쾌한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진정한 ‘아미(ARMY)’가 된 진은 이날부터 한국의 한 청년으로 다른 장병들과 함께 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육군은 이날 오전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입소 후의 관리 문제는 통상적으로 우리 장병들이 입소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일반 장병들과 함께)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입대한다. 소속사 하이브 측은 2025년께 완전체 활동 재개를 희망했다. 이에 따라 1993년생 슈가, 1994년생 제이홉·RM, 1995년생 지민·뷔, 1997년생 정국이 차례대로 입대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방부는 방탄소년단 입대 후 공익 목적이나 국익 차원의 행사가 있을 때 멤버들이 희망할 경우 참여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