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톡 투 미
감독 : 대니 필리포우, 미하엘 필리포우
출연 : 소피 와일드, 알렉산드라 젠슨, 조 버드, 오티스 단지 外
관람일 : 2023년 11월 2일 (2023-100)
개봉일 : 2023년 11월 1일
시놉시스 : 실시간트렌드 #90초빙의챌린지 #넘사벽스릴 #주작아님 STEP 1. 촛불을 켜고 저승의 문을 연다. STEP 2. 몸을 묶고 ‘죽은 자의 손’을 잡는다. STEP 3. “내게 말해”라고 속삭인다. STEP 4. 나타난 귀신에게 “널 들여보낸다”라고 말하면 빙의 완료. ※ 경고 ※ 단, 90초 안에 깨울 것. 반드시 촛불을 꺼 문을 닫을 것. SNS에서 핫한 빙의 챌린지에 중독된 '미아'와 친구들. 위험한 게임을 이어가던 중 친구 '라일리'가 '미아'의 죽은 엄마에게 빙의되자 '미아'는 이성을 잃고 마의 90초를 넘기고 마는데! 죽음보다 끔찍하게, 당신을 무자비하게 뒤흔들 공포가 시작된다! #ㅌㅌㅁ #ㄷㄷㄷ
영화 <톡 투 미> 리뷰
*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영화 <톡 투 미>를 극장에서 관람하고 왔습니다. 빙의라는 소재를 끌고 와 요즘 세대들의 입맛에 맞게 SNS 챌린지를 하고, 유튜브 영상을 찍고 주작이네 아니네를 가지고 친구들과 설왕설래하는 신선함이 돋보이는 영화더군요. 예고편을 보면 꽤나 빙의 된 이후의 인물의 변화와 모습이 충격적이라 소름이 돋던데요. 특히나 미아(소피 와일드)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외롭고 유약하며 슬픈 캐릭터로 보일 수도 있고 혹은 자신의 일과 연관된 사건에 아끼는 누군가가 엄청난 상처와 죽음의 문턱에 다다르는데도 방관하고 지켜보는 민폐 캐릭터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후자라고 보는데 엄마의 죽음 이후 아버지와 소원해졌고 그래서 건너 이웃에 사는 절친 제이드(알렉산드라 젠슨)의 집에서 잠까지 잘 정도로 집과는 완전히 멀어져 버렸습니다. 엄마가 없는 빈 집, 아빠의 대처가 조금만 빨랐더라면 하는 미움 혹은 증오. 그런 것들이 베이스로 깔린 미아는 제이드와 동생 라일리(조 버드) 외에는 자처하는 아싸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누구든 환영하지 않는 그런 인물. 그걸 알면서도 스스로 방법을 찾지 않고 역시나 방관하는 그런 타입으로 보이기에 더욱 미아의 행동들이 밉고 민폐 같아 서글프기도 했네요
영화 보면서 몇 장면은 역시나 충격적이고 공포스럽기도 했습니다. 최근 만난 '뉴 노멀'과 함께 이 영화 <톡 투 미> 역시 굉장히 유니크한 공포 영화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A24 역대 최고 흥행한 공포 영화답게 이미 후속편 촬영까지 마친 상태라고 하네요. 쿠키 영상은 없습니다.
* 처음부터 그 손, 잡지 말았어야지.
심약하고 유약한 자들은 이 챌린지에 도전하면 안되는 거였어요. 제이드와 남자친구 대니얼(오티스 단지) 그리고 동생 라일리까지 함께 가게 된 파티에서 온전히 혼자인 것처럼 섬처럼 떠돌며 홀짝 홀짝이던 술기운 때문일까? 미아가 덜컥 이 챌린지에 도전을 한 거죠. 주작이라 생각했었죠. 가볍게. 그런데 그 손을 잡고 '톡 투 미'라고 말을 하자 눈앞에 무서운 환영이 나타납니다. 소스라치게 놀라는 미아. 그리고 주변의 반응하는 친구들. 다만 제이드는 장난치지 말라고 여전히 미아의 행동을 의심하는데. 뭔가 그런 제이드의 모습을 보니 진짜 진실이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는지 용기 내어 미아는 다시 그 손을 잡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널 들여보낸다'라는 주문을 욉니다. 영상에서 봤던 모습처럼 미아는 빙의가 됐고 굉장히 공포스러운 모습으로 딴 사람이 된 거 마냥 목소리까지 변하며 라일리를 응시하고 저격합니다. 마치 사냥감을 찾은 것처럼. 여기에 그런 미아의 모습에 얼어붙어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라일리는 서슬퍼런 눈물만 주르륵 흘리고 말죠. 뭔가 미아에 빙의 된 영혼이 강력했을까? 90초가 넘어가지 않게 83초가 됐을 때 잡은 손을 떼려 하는데 이상하게 떼지지가 않아요. 다급해진 친구들이 여러 명 모여 가까스로 미아의 손과 마주 잡은 손을 떼내는데. 아뿔싸. 90초가 살짝 넘어버렸네?
다행히도 미아의 반응은 정말 아무런 이상이 없어 보였고 폭발적인 재미와 환희를 느꼈다는 거죠. 안심하는 사이. 집으로 돌아왔지만 라일리는 비 내리는 그 밤이 공포스럽습니다. 누나 방에 가서 잠 좀 자려니 누나는 그럴 줄 알았다면 턱도 없다고 라일리를 쫓아내고 자신의 집에 가지 않고 게스트룸에서 자는 미아의 곁에서 누워 잠을 청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전날의 그 잔상들 때문일까? 제이드의 남친인 대니얼이 이번엔 그 손을 잡고 챌린지를 하겠다고 나서는데요.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오늘은 엄마가 없는 틈을 타 제이드의 집에서 진행하기로 합니다.
* 지옥에도 떨어지지 못한 죽은 자들의 저주
특히나 동양 문화에는 왜 생과 사 그 사이 중간 세계가 어쩌면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 드라마, 영화들도 꽤 있고요. 그런데 대게 서양은 오컬트적인 요소의 공포를 많이 작품화하는데요. 그런데 서양에서 동양스러운 공포를 만나고 그린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다면 딱 이 영화 <톡 투 미>를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빙의라는 소재, 그런데 그 빙의가 죽었는데 죽지 못해 사는 영혼들이 유약한 영혼을 타깃으로 삼아 기생하고 악랄하게 죽음의 맛을 느끼는 희열을 가진다면 딱 미아처럼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어쩌면 로튼 토마토 신선도가 굉장히 높았던 것은 해외 관객들에겐 특히나 북미 관객들에겐 꽤나 낯설고 신선한 이야기로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특히나 말미에 라틴으로 가는 것을 보면 동양적인 샤머니즘이라던가 뭐 그런 소재들이 다른 대륙에서 볼 때는 꽤나 낯설고 신선하기 때문에 더 열광하는 것일지도 모르죠. 결국 미아만큼 덜 자란 라일리가 손을 잡았을 때 미아를 잡을 미끼가 엄마라는 것을 이미 그것들은 알고 있었기에 부러 시작부터 미의 엄마가 빙의 된 것처럼 라일리를 조정한 거죠.
50초의 시간이라 했던 게 엄마라 확신하고 미아가 그 손을 놓지 못하게 했기에 라일리는 망가질 수밖에 없었고요. 그 중간 세계에 있을 수많은 죽지 못해 견디는 자들이 한꺼번에 라일리에게로 우르르 몰렸을 테니까. 그 어리고 여린 라일리는 무슨 죄? 오랜만에 굉장히 흥미롭게 영화를 봤는데요. 영화 <톡 투 미>는 오프닝에서 손을 전달한 자에 대해서는 이야기되었지만 그 손의 출처가 아직은 온전히 밝혀지지 않았기에 후속작이 공개된다면 그 출처에 대한 이야기로 전개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미아 역시 결국엔 죽었지만 온전히 죽지 못한 인물이 되어버렸습니다. 엔딩에서 보면 그런데 과연 라일리를 살리기 위해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 빙의 챌린지를 다시 벌이게 되는 이야기로 향후 전개 될지도 모르겠네요. 영화 <톡 투 미>는 여러 갈래의 미끼를 던지며 굉장히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도 충분히 생기는 만드는 작품이었네요. 라일리를 연기한 조 버드의 끔찍한 자해가 굉장히 강렬하던데 촬영할 때도 많이 힘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더라고요. 미아를 연기한 소피 와일드 역시 꽤 강렬하게 인상을 남겼던 작품입니다. 이번 주말엔 이 영화 <톡 투 미> 한번 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