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길 위의 연인들
감독 : 다니엘 미나한
출연 : 맷 보머, 조나단 베일리, 앨리슨 윌리엄스, 젤라니 알라딘
공개 회차 : 8부작
공개일 : 2023년 10월 28일 토요일
/ 매주 토요일 1회씩 티빙(Paramount+) 공개
시놉시스 : 세상에 맞선 대담한 스캔들 막다른 길 위에 선 두 남자의 비밀 동행 1952년, 서로 다른 호킨스와 팀이 만났다 1953년, 세상을 등질 각오로 서로를 원했다 1968년,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 그들을 갈라놓았고 1978년, 쾌락뿐인 재회와 이별을 반복했다 그리고 1986년, 다시 한번 애틋하게 두 남자는 사랑을 했다.
드라마 <길 위의 연인들>
Paramount+에서 새롭게 독점 공개하는 드라마 <길 위의 연인들>이 화제네요. 티빙을 이용하기는 하나 파라관을 그렇게 잘 훑어보진 않는 편. 지난번 '라이어니스: 특수 작전팀'도 아직 다 못 보고 있었는데 그래도 지난주 영화 한 편과 더불어 이 격정 로맨스 드라마 <길 위의 연인들>이 꽤 화제를 불러왔더군요. 패턴을 다 알고 있으니 아직 모든 회차가 공개되지 않는 드라마라 8주 후 뵙겠다고 생각했는데 친한 블로거 몇몇이 이 드라마가 불러온 뜨거운 파장을 이야기하길래 1회차만이라도 미리 볼까 싶었다고. 홀리 쉿. 진짜 이 작품은 짬 나는 시간에 볼만한 작품은 아니더군요. 후방 주의하면서 봐야 할 판이니 진득이 집에서 스트리밍 하는 게 최고일듯한 격정 수위였습니다.
여기에 동성애를 다루는 작품이라 아무래도 불편한 시선들이 당연히 존재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아직 1회차만 공개되었기 때문에 8부작의 드라마가 어떻게 이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1회는 너무 자극적으로 가버린 게 아닌가 싶었어요. 물론하고자 하는 말도 있을 테고, 등장하는 인물들의 소개도 있을 테고 당시 분위기도 있을 테니까. 2007년 발간된 '토마스 말론'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영화 '필라델피아'의 감각적인 각본으로 유명한 작가 '론 니스워너'가 집필했다고 하니 퀴어 로맨스 분위기는 한껏 살릴 것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러닝타임이 회차당 1시간이 살짝 넘는 호흡이 꽤 긴 작품이네요.
그런데 자극적이다 평가를 했지만 꽤나 볼만한 포인트가 있었어요. 특히나 주인공을 맡은 맷 보머와 조나단 베일리의 케미가 좋고 의상들이 정말 눈을 황홀하게 만들 만큼 딱 떨어지는 느낌이에요. 특히나 폴을 맡은 조나단 베일리의 너드미란. 여기에 칼각처럼 떨어지는 슈트의 정석을 보여주는 맷 보머 역시 미쳤네요. 1986년을 배경으로 했다가 1952년으로 점프해가는데요.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 두 사람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앞으로 어떤 애틋한 이야기와 시대적으로, 정치적으로 엮인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한 <길 위의 연인들>이더군요.
* 출연진 등장인물 다시보기
호킨스 풀러(맷 보머) :
1986년을 배경으로 보자면 호킨스는 꽤나 성공한 인물입니다. 곧 밀라노 부영사로 발령을 받아 떠날 것이며 그런 축하연 및 환송회를 집에서 사랑하는 아내 루시와 지인들 그리고 자식들과 손주까지 더해 함께 나누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앞에 뜻밖의 옛 친구 마커스가 나타났고 호킨스에게 꽤 깊고 중요한 위치에 있었던 과거의 연인 팀의 이야기를 알려줍니다. 얼마 남지 않는 생을 마감하기 위해 주변 정리를 하고 있다는 그 말. 충격을 호킨스는 받았습니다. 성공을 위해 손에 닥치는 대로 때로 필요에 의해 없다면 과감히 쳐내고 올라왔던 지금의 자리까지 그럼에도 항상 그의 곁을 맴 돈 인물이 바로 팀이었으니까요.
자신을 찾아오지 말라 이야기했다지만 팀을 당장에 만나야 할 것 같은 호킨스. 그리고 드라마 <길 위의 연인들>은 1952년으로 시곗바늘을 돌립니다. 당시의 분위기처럼, 미국 역시도 시대적 변화들 위에 숨 막히도록 사람의 관계를 조이고 염탐하던 세월이 있었습니다. 그 시대에 호킨스는 운명처럼 팀을 만났습니다. 맷 보머가 만드는 호킨스는 그야말로 딱 떨어지는 캐릭터 같아 보입니다. 일에 있어 단도리 확실한 맺고 끊음이 확실하고 칼 같다지만 그런 스트레스를 그는 변태적인 섹슈얼로 풀어내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팀 러플린(조나단 베일리) :
상원 의원 조지프 R 매카시의 당선 파티에서 그는 술 대신 우유를 찾습니다. 바텐더를 하염없이 부르고 있던 와중 호킨스가 다가옵니다. 자신이 도와줄 일이 없느냐고? 그렇게 묘한 눈빛을 교환 한두 사람. 이후 공원에서 한차례 마주쳤고 둘은 뜨거운 관계를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매카시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해 팀을 스파이로 이용하기에 이르는데요. 알면서도 자꾸 호킨스 앞에서는 사고가 마비가 되는 모양새입니다. 여기에 호킨스의 뜨뜻미지근한 반응도 팀은 불안합니다. 섬기는 신마저 뒤로하고 호킨스를 향한 마음에 모든 것을 허락했던 팀.
그런 팀을 조나단 베일리가 참 잘 만들어냅니다. 왜 침대에서 호킨스가 팀에게 '너의 안경마저도'라고 사랑스럽게 그를 끌어안는 부분이 있는데 딱 그 대사가 너무 맞아떨어지는 그런 너드미를 지닌 인물이 조나단 베일리가 아닌가 싶은데요. 뭔가 상처받으면 슬픈 얼굴이 되는 끌어안아주고 싶은 그런 마력을 지닌 인물인듯합니다. 하지만 시대가 매서웠고, 세월이 참 그런 때였습니다. 30년이 넘는 시간, 과연 팀은 어떻게 호킨스의 곁에서 혹은 멀리서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야 했을지 앞으로 <길 위의 연인들>을 지켜보는 제일 큰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생각이 드네요.
이 외에도 호킨스의 절친으로 마커스 후크(젤라니 알라딘)가 출연합니다. 흑인이며 성소수자인 캐릭터로 1950년대 미국을 떠올려본다면 안 그래도 차별받는 소수의 흑인인데다가 여기에 더한 동성애자라는 캐릭터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의 마커스는 시대를 뚫고 꿋꿋하게 그 세월들을 견디고 살아온 인물입니다. 여기에 팀과 호킨스의 사랑의 관계와 변화를 누구보다 곁에서 지켜본 인물로 나오기에 향후 어떤 포지셔닝으로 이들과 계속된 관계를 이어나갈지 지켜보면 좋을듯합니다.
그리고 호킨스의 아내 루스 스미스에 '앨리슨 윌리엄스'가 나오는데요. 어찌 보면 가여운 인물이기도 하고 또 알면서도 호킨스를 선택한 역시나 야망 있는 여자였을 수도 있는 캐릭터인데요. 호킨스를 사랑했지만 호킨스가 가진 성적 취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늘 가슴 아팠던 인물로 보입니다. 이제는 자식들을 다 키웠고 손주까지 봤으며, 호킨스는 자신이 하고자 원했던 업적에 가까이 와 있기에 이들이 앞으로 어떤 관계의 결말을 그려낼지 지켜보는 것도 <길 위의 연인들>을 만나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다시보기 몇부작 아찔한 수위 로맨스 드라마
말씀드린 것처럼 이 드라마 <길 위의 연인들>은 로맨스 장르라고 하지만 동성애 코드의 퀴어 드라마입니다. 1950년대 혼란의 정치 시대에서 1960년대 베트남 전쟁, 1970년대 쾌락주의와 1980년대 에이즈의 위기에 이르기까지 40년 가까운 시간을 걸치는 한 연인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인데요. 티빙 Paramount+관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10월 28일 1회를 공개했고 매주 토요일 1편씩 공개되어 총 8주간 8부작의 드라마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해외 공개와 동시에 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빠르게 누구보다 이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기는 하지만 1회차씩 공개되는 건 좀 감질맛 나는 모습입니다. 1회만 봐서는 한 회차에 60분 전후의 러닝타임을 가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대한 만큼 맷 보머와 조나단 베일리의 앙상블이 장난 없네요. 살색의 향연이라고 이야기할 만큼 1화에서 파격에 가까운 러브씬이 등장하니까요. 궁금하시다면 한번 찾아보시는 거 추천드립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쾌락적인 것만 추구하는 드라마가 아니라 클래식하고 탄탄한 스토리까지 갖춘 모습의 <길 위의 연인들>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