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인어공주
감독 : 롭 마샬
출연 : 할리 베일리, 멜리사 맥카시, 조나 하우어-킹, 하비에르 바르뎀 外
관람일 : 2023년 5월 24일 (2023-52)
개봉일 : 2023년 5월 24일
시놉시스 : 아틀란티카 바다의 왕 ‘트라이튼’의 사랑스러운 막내딸인 인어 ‘에리얼’은 늘 인간들이 사는 바다 너머 세상으로의 모험을 꿈꾼다. 어느 날, 우연히 바다 위로 올라갔다가 폭풍우 속 가라앉는 배에 탄 인간 ‘에릭 왕자’의 목숨을 구해준다. 갈망하던 꿈과 운명적인 사랑을 이루기 위해 용기를 낸 ‘에리얼’은 사악한 바다 마녀 ‘울슐라’와의 위험한 거래를 통해 다리를 얻게 된다. 드디어 바다를 벗어나 그토록 원하던 인간 세상으로 가게 되지만, 그 선택으로 ‘에리얼’과 아틀란티카 왕국 모두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바닷속, 그리고 그 너머 아름다운 꿈과 사랑의 멜로디가 펼쳐진다!
영화 <인어공주> 리뷰
디즈니 라이브 액션으로 재탄생한 영화 <인어공주>를 극장에서 관람하고 왔습니다. 워낙 캐스팅 이슈에서부터 개봉 전 시끄러웠던 영화인지라 만나보고 싶었던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라이브 액션으로 재탄생 되는 작품들을 웬만해서는 극장에서 관람하려는 마음을 늘 가졌습니다. 초대박 흥행작에서부터 관객의 뭇매를 받는 실패작도 있고 다수의 작품들이 냉탕과 온탕을 왔다 갔다 했지만 그럼에도 저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났던 작품이 실사화되면서 보여준 디즈니의 놀라운 CG의 황홀함에 언제나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으니까요. 지금도 저는 아쉽게 흥행과 평단의 쓴맛을 봤지만 '호두까기 인형과 4개국의 왕국'이 보여준 황홀한 비주얼을 잊을 수가 없거든요. 어찌 됐든 돌아와서 이번 <인어공주> 역시 디즈니의 PC 정책의 일환으로 달라진 스토리와 주인공 캐스팅 이슈 등을 넘어 공개가 되었는데요.
확실히 익숙한 음악 넘버들은 귀를 즐겁게 만들어주더군요. 영화 중반부에 한번 그리고 엔딩 크레딧에 한 번 더 나오는 'under the sea'는 진짜 이 영화를 보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을 지닌 OST가 아닌가 싶고요. 메가박스 오리지널 티켓도 다행히 잘 받아 왔습니다. 연기가 좀 투박해 보였지만 할리 베일리의 음색이 굉장히 돋보였고 스틸컷으로 보나 예고편에서 보나 에리얼과 케미가 돋보이지 않았던 에릭 왕자의 조나 하우어-킹 역시 따뜻하고 바른 어른이자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의외로 러닝타임이 길었지만 충분한 볼거리와 음악들로 영화 <인어공주>를 즐기고 올 수가 있었습니다.
* 애틋한 케미스트리, 로맨스가 없다
사실 영화 <인어공주>를 보고 나면 디즈니가 잘생긴 왕자와 아름다운 인어공주가 만나 애틋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를 그렸습니다라는 어떤 비주얼과 스토리에 힘을 싣기보다는, 아름답던 그 동화를 봤던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한 번쯤 꿈꿨을 내가 인어공주가 된다면...!이라는 동화 저 너머의 꿈을 선물하고자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뭐 개인적인 견해지만 그런 메시지가 잘 관객들에게 닿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그래서일까. 사실 할리 베일리와 조나 하우어-킹의 케미가 영화가 끝나고 잔상에 그리 오래 남지는 않습니다. 울슐라 바다 마녀가 짓궂게 두 사람의 관계를 틀어지게 만들기도 하고, 위험에 처해 애틋한 이별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어떻게든 두 사람의 관계를 이으려는 세바스찬과 스커틀, 플라운더의 노력이 더 잔상에 남아요.
그러니 결국 인간과 인어로 사랑을 이루게 되는 두 사람의 관계는 크레딧을 지나고 나면 금방 식어버리는 느낌이거든요. 개인적으로 저는 영화를 보면서 영화 음악들에게 대한 반가움이 더 기억에 남아요. 영화가 끝나고 OST를 찾아보고, 공개된 뮤직비디오를 찾아보고 있었으니까요. 그만큼 할리 베일리의 음색이 꽤 매력적이더군요. 귓가에 남는 음악 하나는 분명 관객들에게 선물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거 하나만으로도 할리 베일리의 캐스팅이 나쁘지는 않았다는 생각을 하고 싶어요. 특히나 엔딩을 보고 나면 그래, 누구나 동화책을 읽었다면, 애니메이션을 봤다면 한 번쯤은 에리얼을 꿈꿔봤을 텐데, 누구나 인어공주가 될 수 있음을 영화 <인어공주>를 통해 아이들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된다면 참 좋겠다 싶기도 했고요.
* 딱 끌리게 만드는 매력이 부족하다
말씀드린 것처럼 디즈니 라이브 액션 영화들은 극장 개봉을 하는 작품은 꼭 스크린으로 보려고 우선순위를 둡니다. 물론 영화 블로거이기도 하기에 당연히 빠르게 영화를 봐야 하는 게 숙명 같기도 하지만 저도 제 나름의 기준이 있고 딱히 끌리지 않는다면 모든 영화를 다 극장에서는 볼 수가 없잖아요. 하지만 혹평이 따르더라도 디즈니 실사 영화들은 볼거리 하나는 늘 저를 황홀하게 만들었거든요. 이 작품 역시 바닷속 세계를 과연 어떻게 구현해낼까 하는 궁금함과 여름과 어울리는 청량감이 돋보이는 색감 등을 기대하게 했는데요.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바닷속 수중 세계는 너무 짙고 어두운 느낌이 큽니다. 청량함과는 거리가 좀 멀다는 느낌이고 다소 무거운 색감이라 이야기 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여기에 기대를 모았던 바다 마녀 울슐라역의 맬리사 멕카시 역시 너무 캐릭터가 단면적입니다. 그녀가 가진 울분, 공포, 분노들에 대한 서사가 너무 단조롭고 능력치도 기대보다는 실망스럽기까지 해서. 그리고 오빠이자 바닷속의 절대 왕으로 나오는 트라이튼 왕의 하비에르 바르뎀 역시 존재감이 너무 무너지는 느낌이에요. 특히나 울슐라와 트라이튼 왕의 한 번의 대결은 바다를 군림하는 왕이 맞나 싶을 정도로 너무 허무한 결말을 낳아서 트라이튼 왕처럼 실망이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느낌이었어요. 그러니 영화에 기대를 모았던 볼거리와 배우들이 고군분투하지만 딱히 끌리는 한방을 선사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네요.
디즈니가 요즘 모든 영화를 들어 전하는 메시지의 방향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PC 주의는 시대가 원하고 공감하는 방향이기도 하니까요. 다만 너무 거기에만 몰두하지는 말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저에게는 135분의 시간 동안 익숙했던 음악 넘버들의 등장에 황홀해하고 즐거워하기도 했고 절대 빠질 수 없는 세바스찬과 스커틀 그리고 플라운더의 매력에 씽긋 웃음 지으며 나름의 만족을 들고 극장을 나왔지만 애니메이션을 통해 행복한 추억을 가진 관객들의 마음도 기억하고 영화에 녹아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디즈니가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네요. 쿠키 영상은 없습니다. 크레딧의 '언더 더 씨'를 즐기세요! 이상으로 영화 <인어공주> 후기를 마치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