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웅남이
감독 : 박성광
출연 : 박성웅, 이이경, 염혜란, 최민수, 오달수, 윤제문, 백지혜 外
관람일 : 2023년 3월 24일 (2023-35)
공개일 : 2023년 3월 22일
시놉시스 : 인간을 초월하는 짐승 같은 능력으로 국제 범죄 조직에 맞서는 웅남이의 좌충우돌 코미디, 종북 기술원에서 관리하던 쌍둥이 반달곰 형제가 어느 날 쑥과 마늘을 먹고 사라져버린 이야기.
영화 <웅남이> 리뷰
현재 국내 박스오피스 영화 순위 2위를 달리며 봄 극장가에 그럼에도 한국 영화의 맥을 이어가는 박성광 감독의 데뷔작인 영화 <웅남이>를 극장에서 만나고 왔습니다. 프리뷰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개감독(개그맨+영화감독)으로 첫 장편 영화 데뷔를 알린 박성광 감독이 유의미한 영화 시장의 유리천장을 두드릴 수 있기를 바랐는데요. 개봉과 함께 살랑 부는 봄바람처럼 박스오피스에 사부작히 내려앉는 모습이라 저 역시 반갑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더군요. 우선 영화 보고 나서 느낀 건 이 작품은 아무래도 3040 아재층에게 꽤나 잘 먹힐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뭐랄까. 낄낄낄 웃는 포인트들이 좀 있어요. 아주 박장대소의 코미디를 생각하고 가신다면, 개그맨 박성광의 이름값을 떠올리고 가신다면 다소 코미디가 약한 게 아닌가 싶을 수도 있는데요. 출연진들의 열연과 함께 1인 2역을 소화하는 박성웅의 연기력이 진짜 다 했다 싶은 작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소소하게 좀 웃다가 나왔네요. 마늘 쑥 먹고 곰에서 사람이 된 방년 25살 웅남이. 누구나 그의 얼굴을 보면 52살을 생각하지만 절대 네버. 올해 나이 25살. 곰처럼 활기차고 곰처럼 힘 좋고 동물적인 스피드와 오감을 활용하는 웅남이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 <웅남이> 리뷰 시작해 볼게요.
# 이래 봬도 나 방년 스물다섯 꽃띠라고!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 <웅남이>는 그야말로 박성웅이 끌고 가는 작품이에요. 그의 힘이 아니었다면 박스오피스 영화 순위 2위에 안착이나 했을까 싶은 작품이기도 하죠. 그만큼 영화 순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박성웅이 다한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한때는 부모님 걱정 덜어주는 경찰로 활약을 했지만 어떤 이유에서 직무 태만이란 이유로 경찰에서 잘리게 되어 현재는 무직 백수입니다. 하지만 백수라고 해서 놀먹하는 웅남이는 아니에요. 동네의 대소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을 하는데요. 한때 곰이었던 그이기에 동네 주변까지 휘젓고 다니는 멧돼지까지 손수 관리한다면 뭐 말 다했죠.
영화는 나아가 웅남이가 마약 거물 보스의 양아들 이정학과 너무 흡사하게 닮았다는 이유로 경찰 조직에서 마약 소탕 작전에 투입을 시키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의 코미디를 그리는데요. 박성웅은 작정하고 망가짐을 불사합니다. 특히나 동네 절친인 말봉(이이경)과의 티키타카는 굉장히 유쾌한 편인데요. 딱 우리가 아는 이이경의 유쾌한 모습이 고스란히 영화에 담겨 있더군요. 이정학이 되기 위한 필사의 노력에 뒤따르는 고통의 대가들은 낄낄낄 거리게 만드는 아재들의 유쾌한 웃음 킬포가 되고요. 개인적으로 안일권이 카메오로 나오는데 솔직히 얄밉게 찰떡같은 캐릭터를 소화해서 재미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뭐니 뭐니 해도 영화 <웅남이>의 킬포는 바로 웅남이가 1998년생. 방년 25살 꽃띠란 거죠.믿어지십니까? 그런데 영화 자꾸 보다 보면 매직아이처럼 그의 얼굴이 25살 처럼 느껴지실지도!
# 통통 튀는 캐릭터들의 대활약
연기파 배우라고 이야기할 만한 오달수, 윤제문, 최민수, 염혜란 같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면서 사실 어떻게 이 영화에 다 모였지? 하는 초보 감독 박성광의 캐스팅 실력에 새삼 놀라워했는데요. 영화 안에서 모든 배우들이 제 몫을 다해주는 느낌이라 그런 점에서도 영화 <웅남이>가 든든한 이유가 아닌가 싶어요. 솔직히 웅남이 아빠, 엄마로 나오는 오달수와 염혜란은 편견 없이 웅남이를 자식으로 받아들이고 사는 마음씨 넉넉한 인물이에요. 특히나 웅남이 없이는 못 사는 엄마 염혜란의 밥상 위 속사포 구강 연기는 이 작품의 따뜻함을 차지하고요. 오래도록 행복하게 웅남이와 잘 살고 싶은 아빠 오달수는 어서 좋은 사람 만나 웅남이가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뿐이에요. 그저 빛 같은 존재들. 여기에 웅남이의 절친 말봉과 나라(백지혜)는 녀석의 동물적인 본능과 힘을 알면서도 친구로 격의 없이 지내는 편견 없는 인물들이고요.
그리고 웅북이. 아니 이정학. 마늘 쑥 먹고 동굴을 뛰쳐나가 이정식(최민수)에게 발견되어 거대 마약 조직 보스의 양아들로 자라온 녀석. 그의 카리스마는 우리가 알던 박성웅 그 자체로 등장해요. 그러니까 온갖 망가짐 불사하는 웅남이 박성웅과는 너무 판이하게 다른 진짜 박성웅을 만나니까 새삼 그의 카리스마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느끼게 되더라고요. 여기에 그리 큰 비중은 아님에도 여전한 임팩트의 최민수의 존재감이란. 천생 배우입니다. 좀 더 활발한 작품 활동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여기에 이정식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된 오일곤 형사에 윤제문 역시 오롯한 카리스마와 연기력으로 의외의 웃음 포인트를 선사하기도 해요. 하긴 그가 코미디 장르를 꽤나 했다는 것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박성광 감독은 도전 그 자체가 즐거웠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자신이 천재가 아니기에 당연히 연출에 아쉬움도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참 멋진 거 같아요. 첫 장편 데뷔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을지, 얼마나 피 땀나는 노력을 했을지 느껴지지만 겸허하게 피드백을 받고 인정할 건 인정하고 으쌰 으쌰 하는 모습이 멋졌어요. 그런 박성광 감독의 솔직함 덕분에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2위라는 영화 순위를 받는 게 아닐까 싶거든요. 1등 아니어도 2등이라도 그가, 그리고 그의 크루들이 또 여기에 참여한 배우들이 즐거웠다면 영화 순위 따위가 중요하겠어요?
이상으로 영화 <웅남이> 리뷰는 여기에서 마치도록 할게요. 아! 카메오 정우성의 등장을 이야기 하지 않았네요. 그야말로 그는 깜짝 변신으로 등장을 하니까요. 끝까지 긴장 늦추지 마세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