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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더 웨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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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든 프레이저 및 세이디 싱크, 홍 차우가 나오는 영화

영화 : 더 웨일

감독 : 대런 아로노프스키

출연 : 브렌든 프레이저, 세이디 싱크, 홍 차우

관람일 : 2023년 2월 24일 (2023-26)

개봉일 : 2023년 3월 1일

시놉시스 : 272kg의 거구로 세상을 거부한 채 살아가는 대학 강사 ‘찰리’는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음을 느끼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10대 딸 ‘엘리’를 집으로 초대한다. 그리고, 매일 자신을 찾아와 에세이 한 편을 완성하면 전 재산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더 웨일

이미지 출처 '그린나래미디어'

영화 <더 웨일> 리뷰

'미드 소마' '미나리' 하면 떠오르는 요즘 북미에서 가장 뜨거운 A24가 선보이는 신작 <더 웨일>을 닷슬래시대시 시사회 초대를 받아 관람하고 왔습니다. 뭐 A24의 작품이라는 것과 함께 '블랙 스완'을 만든 대런 아로노포스키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은 더욱 이 영화가 어떤 내용을 담아냈을까 궁금했죠. 여기에 이번 오스카 레이스에서 남우주연상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브렌든 프레이저의 인생 연기를 만나볼 수도 있다고 하는데, 270kg이 넘는 거구의 남자로 죽음을 일주일 앞둔 '찰리'를 연기했다고 하는데요. 아무리 분장을 잘했다고 한들 270kg이 넘는 거구를 표현하는 게 어색하진 않을까? 그런 어색함에 감정 이입이 쉽게 될 수는 있을까라는 관람 전 여러 궁금증들이 꽤 컸던 작품이에요.

더 웨일

이미지 출처 '그린나래미디어'

여기에 2000년대 후반까지 '미이라' 시리즈로 탄탄한 흥행작을 만들어냈던 브렌든 프레이저가 관객과 멀어지고 어느새 잊힌 배우가 되었는데요. 이번 영화 <더 웨일>의 파격적인 연기로 다시금 관객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선보일 기회를 만들어냈다는데 반갑기도 하더군요. 저는 영화를 보고 그 무게감에 한없이 감동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납니다. 엔딩이 너무 먹먹해서 눈물을 슬쩍 보여버렸네요. 나 왜 감동받았지?라는 생각을 해봤는데 그건 아무래도 이 남자의 진실한 마음이 진짜 구원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내 응원의 한바탕에서 만들어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더 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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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날 시사회는 닷슬래시대시에서 초대를 받았는데요. '인류 기억 저장소'로서의 비전을 가진 신개념 영상 SNS라고 하는데요. 자신에게 의미 있는 기억을 저장하고, 사람들과 공유도 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하네요. 이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 <더 웨일> 리뷰 후 아래에서 다시 한번 언급토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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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그린나래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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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그린나래미디어'

# 결국 스스로가 만든 지옥

집 안 소파에 기대앉은 남자. 거대한 몸집으로 노트북의 영상을 바라보며 숨을 헐떡거립니다. 마침내 절정에 가까워질 찰나, 그 절정보다 가파르게 차오르는 숨이 못내 이겨내질 못하듯 어딘가 칼에 베이고 찔린듯한 고통이 그를 에워쌉니다. 그는 초고도 비만으로 272kg 몸무게를 가졌으며 혈압이 240을 넘어서는 고혈압 3기이며 남자를 사랑하는 동성애자로 이제 자신 앞에 남은 생이 고작 일주일 정도라는 것을 알고 있는 '찰리'라고 합니다. 근근이 화상 강의를 진행하는 대학강사로 밥벌이를 하고 그런 그의 절친인 간호사 리즈(홍 차우)의 도움을 받아 겨우겨우 생을 잇고 있습니다. 한때 한 여자를 사랑했고 딸아이로 낳았고 평범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아내와 이혼을 하고 눈이 맞은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살아보려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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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그린나래미디어'

맞아요. 지금 찰리 곁에 있는 리즈의 친오빠와 사랑에 빠졌던 찰리. 하지만 리즈의 집안은 절실한 기독교 집안이었고, 아들도 그리고 찰리도 인정하지 못했죠. 끝내 자신의 사랑을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했던 남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찰리 역시 그 충격에 집안에서 일절 나가지 않은 채 폭식으로 지금의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거예요. 리즈도 그런 찰리를 어떻게든 돌려보려 노력했지만, 거대한 초고도 비만이 되고서 병원에 입원도 시켜보려 했지만 스스로를 폭식으로 혹사시키며 병원비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며 그녀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정말 이젠 그 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리즈도, 찰리도 느끼는 단계에 와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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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그린나래미디어'

그렇게 이혼할 당시 아내는 찰리가 딸 엘리(세이디 싱크)를 만날 수 없도록 접근 금지 명령을 걸었는데요. 찰리는 용기를 내어 엘리에게 연락이 닿았고 마침내 딸을 8년 만에 자신의 집에서 만날 수 있게 됩니다. 남자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엄마와 자신을 버린 아빠. 그래서 너무나 밉고 증오하던 아빠. 그런데 엘리가 만난 아빠는 너무 거대해져버려 딸이 보아도 혐오스러운 모습의 거구로 변해있었습니다. 자신의 상황을, 현재의 모습을 너무나 처연하게 잘 알고 있는 찰리는 그럼에도 차분히 엘리에게 일주일 동안 에세이 한편을 작성하게 되면 자신의 전 재산을 엘리에게 주겠다는 약속을 하게 되고 그렇게 남자의 일주일에 너무나 사랑하는 딸 엘리가 불쑥 끼어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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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그린나래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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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그린나래미디어'

# 다시 시간의 회로를 되돌릴 수 있다면?

찰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에세이로 쓴다면, 가장 진실되고 가장 거짓 없는 어떤 시간을 제일 먼저 글로 써보고 싶은지 물어보고 싶어요? 딸 엘리를 낳고 아내와 행복하게 여름휴가에서 발목을 감싸던 부드럽던 파도가 밀려오는 그 바다의 추억일지, 그런 행복했던 기억들을 모조리 팽개치고 뜨겁게 사랑의 화염으로 휩싸이던 제자를 만났던 그 순간일지, 혹은 기억조차 아프던 그 추억들에 도망쳐 지금의 이 지경에 빠지게 된 순간일지. 따지고 보면 참 인생이 곡절이 많았는지도 몰라요. 그런데 인생의 그 파고가 당신에게만 있었을까요? 왜 그렇게 무책임하게 스스로를 놔 버렸던 거죠? 이 지경이 되기 전에 당신이 어쩌면 꼬인 그 실타래를 풀어낼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물론 지금에 와서 그런 후회를 해본들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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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그린나래미디어'

그래도 당신은 행복한 지도 몰라요. 당연히 생이 끝나고 당신보다 일찍 생을 끝냈던 사랑하는 동성의 연인을 만난다면 그래도 딸 엘리의 이야기를 할 수는 있으니까요. 인정받지 못했던 사랑의 열병에 고꾸라져 스스로가 나락으로 떨어졌던 그 긴 시간이 너무나 가여워서 한동안 눈물로 그 아픔을 표현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당신의 마지막 일주일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했다는 것은, 그리고 당신을 가여워하고 당신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졌던 이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한 일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연인에게 말하겠죠. 나만큼 당신을 그리워했던 당신의 동생 리즈도 있었다고 말이죠.

더 웨일

이미지 출처 '그린나래미디어'

이 영화 <더 웨일>은 동명의 연극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라고 해요. 워낙 거구인 주인공 찰리의 동선이 집 안이 거의 대부분이라서 어쩌면 동선이 단조롭지는 않을까 싶었는데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몰입감을 선사하네요. 왜 그가 유력한 남우주연상 후보라고 하는지를 충분히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우리 조금 더 솔직해지자고요. 그리고 숨지 말고 도망가지 말고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이 현실을 한번 마주하고 다시 용기를 내보자고요. 인생은 다 그런 거니까요. 이상으로 영화 <더 웨일> 리뷰는 여기에서 마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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