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음 소희 후기 결말 평점 ★★★
주의! 아래 내용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은 피해주세요.^^
영화 다음 소희 줄거리 및 등장인물
2016년 전주의 한 특성화고 애완동물 관리학과에 다니던 주인공 소희(김시은)는 졸업을 앞둔 고등학생입니다. 춤을 좋아했던 소희는 친구들과 함께 춤 연습실에서 춤을 추며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소녀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희는 수업 시간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대기업에 현장실습을 나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곳은 대기업의 하청에 하청회사인 휴넷이란 회사로 인터넷 통신 업체의 고객상담을 담당하는 콜센터였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첫 출근을 하게 된 소희는 콜센터 팀장인 이준호(심희섭)을 만나게 되고 다른 학교에서 온 비슷한 나이의 여고생들과 함께 선배 지원(윤가이)으로부터 일을 배우게 됩니다.
그렇게 콜센터 업무를 시작하게 된 소희는 인터넷과 휴대전화 해지를 방어하는 업무를 맡게 되고 첫 상담부터 고객으로부터 심한 욕설을 듣게 되지만 이준호 팀장님의 조언을 듣고 계속해서 일을 하게 됩니다. 해지를 요청하는 고객들을 어떻게 해서든 설득해 해지를 늦추게 하면 실적이 올라가는 부서다 보니 늘 고객들에게 욕을 먹고 정해진 콜수를 채우지 못하면 퇴근도 하지 못하다 보니 소희는 힘들어 지쳐가게 됩니다. 거기다 늘 타 부서와 경쟁을 하다 보니 상부로부터 실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이에 소희는 현장실습 관리를 하러 온 담임선생님께 일이 힘들어 그만두고 싶다 말해보지만 담임선생님은 자신 또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사회란 원래 그러기에 버티라는 말만 합니다. 한 달 뒤 첫 월급을 받게 된 소희는 계약서와 다른 최저임금도 되지 않는 적은 월급에 이준호 팀장님께 따지지만 실습생이라 그런 거란 말만 듣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시간을 넘어 연장근무를 하던 소희는 남성 고객으로부터 성희롱 발언을 듣게 되고 이에 분노해 그만 고객에게 욕설을 하게 됩니다. 이때 어린 고등학생들이 제대로 된 월급도 못 받고 노동력을 착취 당하는 모습을 봐오던 이준호 팀장이 회사에 투서를 남기며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에 회사는 다음날 새로운 콜센터 팀장인 이보람(최희진)을 발령하게 되고 어수선해진 회사 분위기를 바꾸려 노력합니다. 이와 함께 직원들에게 이준호 팀장의 죽음에 대해 외부에 발설하지 말 것에 대한 각서를 받고 위로금을 전달하게 되는데요. 이에 이준호 팀장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낀 소희는 끝까지 각서에 서명을 안 하지만 결국 이보람 팀장의 설득에 어쩔 수 없이 서명하게 됩니다.
그 뒤 소희는 이준호 팀장의 죽음을 잊기 위해 일에만 몰두하게 됩니다. 이에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밤 8시까지 홀로 남아 일을 하게 되고 팀내 1위를 달성하게 됩니다. 그렇게 일에 몰두한 소희는 300만원이 넘는 인센티브를 기대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실습생이란 이유로 인센티브 지급이 미루어지게 되면서 또 한 번 좌절하게 됩니다. 이에 화가난 소희는 해지를 요청하는 고객에게 방어 멘트를 하지 않은 채 막무가내로 해지를 신청해 주게 되고 이보람 팀장과 싸우게 됩니다. 이 일로 3일간 징계를 받게 된 소희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술에 취해 술병으로 자신의 손목을 긋게 됩니다. 그리고 회사 복귀를 앞두고 담임선생님과 면담하게 된 소희는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 하지만 담임선생님은 후배들의 앞날을 위해 회사로 다시 돌아가란 말을 하게 됩니다. 이에 좌절한 소희는 낮부터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게 되고 홀로 맥주 두병을 마신 뒤 차디찬 저수지로 몸을 투신하게 됩니다.
얼마 뒤 형사 유진(배두나)는 소희의 사건을 맡게 되고 그렇게 사건은 소희의 자살 사건으로 결론내어지려 합니다. 이때 소희의 콜센터를 찾아간 유진은 콜센터 직원 지원으로부터 이준호 팀장의 자살 사건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그가 투서를 쓰고 자살했음에도 그대로 사건이 덮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에 이준호 팀장의 가족, 소희의 가족, 친구, 학교 선생님들 교육청 담당자들을 만나며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해 홀로 노력하게 됩니다. 이처럼 이 영화 다음 소희는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갔다 자살한 주인공 소희와 죽음의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형사 유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영화 다음 소희 후기 및 결말
이 영화 다음 소희는 2016년 LG U+ 콜센터 협력업체인 LB 휴넷에서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해지 방어 부서에 현장실습 갔다 5개월 만에 자살한 故홍수연 양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당시 전주에 있는 특성화 고등학교 애견 학과에 다니던 故 홍수연 양은 졸업을 앞두고 자신의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콜센터에 현장실습을 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수연 양은 그곳에서 고객들의 해지 요청을 막는 일을 했고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고 합니다. 또한 당일 할당된 콜수를 못 채우면 추가 근무를 했고 남아서 선배들의 녹취를 들었다고 합니다. 또한 이면계약으로 인해 표준 협약서에는 160만 원으로 되어있었지만 실제로는 113만 원의 월급을 받았다고 합니다. 아마도 매일같이 듣게 되는 고객들의 욕설과 실적을 채워야 하는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을 겪다 자살한 듯 보이는데요. 영화에 등장한 팀장의 자살 사건은 자료를 찾아보니 실제 故 홍수연 양 사건에서는 발생하지 않았고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의 인물인 듯 보입니다.
실제 故홍수연양 모습
영화는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 전반부에는 소희가 콜센터로 실습 갔다 자살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후반부에는 형사 유진이 소희의 자살 원인을 찾기 위해 소희 주변을 수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감독은 후반부 형사 유진의 수사 과정을 통해 소희 사건의 책임을 회피하려 학교 핑계를 대는 콜센터와 본사 직원의 모습과 이를 감독해야 하는 교육청의 모습 등을 보여주며 실적을 위해 인권이 무시되어가고 있는 현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때 정주리 감독은 유진 캐릭터를 통해 본인이 하고 싶은 메시지들을 대사로 쏟아내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단순히 사건의 전말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홍수연양 사건의 원인에대해 추적하려한 감독의 노력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방법이 영화적으로는 그리 매끄럽게 느껴지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런 사회적 시스템에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담을때는 영화속 캐릭터가 아닌 객관적인 시각에서 시스템 자체에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담아야 하는데요. 켄 로치 감독의 영화<나, 다니엘 블레이크>나 다르덴 형제의 <로제타>같은 영화들을 보면 악한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고 사회 시스템 자체만을 비판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 문제를 다룬 영화<도가니>같은 우리나라 영화들에선 <도가니>속 교장선생님처럼 악한 캐릭터를 등장시켜 상업적으로 관객들의 분노를 자극하며 비판의 메시지를 담아낼때가 많은데요. 아쉽게도 이 영화 다음소희에서도 역시 콜센터 센터장같은 관객들의 분노를 자극하는 몇몇 캐릭터를 등장시켜 감독의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어 개인적으로는 매우 아쉬웠습니다. 특히 사건의 본질이라 할수있는 콜센터내 실적 위주의 시스템이나 취업률을 높이기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고등학교의 문제 등을 다룰 때 너무 수박겉핡기식으로만 담아내고 있어 아쉬웠습니다. 이에 개인적으로는 사건을 수사하는 유진 대신 콜센터의 시스템적인 문제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이준호 팀장이나 소희의 담임선생님 캐릭터의 비중을 늘리고 보다 그들의 고뇌를 좀 더 디테일하게 그려 경쟁만 시키는 우리 사회의 시스템 문제를 부각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영화<나,다니엘 블레이크>중에서
영화<도가니>중에서
이와 함께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연출에서 주인공 소희를 먼저 등장시키고 그 후 유진을 등장시킨 감독의 선택 또한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소희를 먼저 등장시켜 시스템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강조하려면 앞서 이야기했듯 수사를 통해 진실을 찾는 후반부를 줄이고 다른 캐릭터들의 비중을 높여 좀 더 디테일하게 사회시스템에 대한 메시지를 강조했어야 한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아니면 영화<파수꾼>에서처럼 극의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형사 유진을 먼저 등장시켜 소희의 죽음에 대한 관객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이후 전개를 통해 소희의 죽음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문제를 드러내는 방식의 연출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영화<파수꾼>중에서
영화 다음 소희 평점 : 사회에대한 분노를 캐릭터의 입을 통해 쏟아낸 정주리 감독의 조금은 아쉬운 사회비판 영화